나는 신용이 높다. 은행 내부 등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가장 많이 접하는 NICE는 1,000점, KCB는 960점인가 그렇다. 마이너스 통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외적으로는 1등급, 2등급을 받는 점수라고 생각한다. 은행 내부 점수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외 등급이 이정도니 중간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신용이 높다고 신용등급을 따로 관리한 것도 아니다. 이재용처럼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현대차 직원들처럼 매달 5백만 원 넘는 월급을 받지도 않는다. 부모님께 명품 가방 사드리기엔 내가 가진 빚부터 해결하는 게 효도라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어 소비를 줄이고, 가급적 대출부터 갚고 있다. 그저 카드값이 나오면 제때 상환하고, 이자도 늦지 않으려고 매번 확인하는 것이 높은 신용점수를 가질 수 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저신용자가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보증을 잘못서서, 또 다른 사람은 사업이 망해서, 어떤 이는 집에 우환이 생겨서 저신용자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저신용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의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월급쟁이처럼 9 to 6를 지켜가면서 "열심히 하지만 세상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은 노력 없이 무언가를 쟁취하려고 하는 도둑놈 심보나 다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신용자가 내는 금리를 0.1% 올려 저신용자를 도와주자는 말을 했다. 저신용자의 딱한 사정은 알겠지만, 저신용자의 불성실에 대한 책임을 왜 고신용자가 부담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신용자는 성실하게 빚을 갚았을 뿐인데, 그 대가가 손에 쥔 것을 더 뺏으려는 것이라면 누가 빚을 성실하게 갚을까. 차라리 돈을 물쓰듯 펑펑쓰고, 빚을 갚지 않고 저신용자가 돼 정부의 벼락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누가봐도 합리적이지 않나.
신용이 높다고 부자가 아니고, 신용이 낮다고 가난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월급 200을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빚상환을 하고, 누군가는 월 1000을 벌면서도 남의 돈이라고 갚지 않아 저신용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저신용자를 돕기 위해 고신용자가 가진 것을 뺏자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 주권 정부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