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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각중] 입.꾹.닫

국가데이터센터로 정부 행정망이 멈췄다. 지자체는 메일 발송이 되지 않아 웹하드나 개인 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고 있고, 정보공개청구로 받아야 할 자료도 다운로드를 받을 수가 없다. 사고는 UPS라고 불리는 무정전공급장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UPS가 무슨 장비인가 싶은 분들이 있겠지만 쉽게 말하면 '배터리'이다. 그러니 배터리를 지하실로 옮기다가 불이 났고, 그 불로 인해 행정망이 마비가 됐다고 보면 된다.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것이 메인 서버와 백업 서버를 왜 한 곳에 모아두었냐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라지만 메인데이터가 소실되었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업서버는 다룬 곳에 구축해두는 것이 보안의 가장 기본이자,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메인 서버와 백업 서버를 물리적으로 한 장소에 둘 경우, 건물 폭파, 재난으로 인한 붕괴 등으로 서버가 소실되면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백업 서버를 다른 곳에 있었다면, 메인 서버가 셧다운 됐을 경우에 백업 서버를 메인 서버로 전환해 가동했다면 행정마비라는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시스템 복잡성이 높아지거나, 운영, 유지 비용이 높아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정부시스템이 마비돼 혼란을 겪는 비용보다는 저렴할 것이라 생각한다. 피해를 입지 않은 서버를 조금씩 가동시키며 검증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 작업 역시 행정비용을 추가 투입해 이뤄지는 것이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겪는 불편비용은 수조, 수억 원에 달할 것이다. 우리나라 행정은 편하게, 효율은 최고로 높게를 누구보다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하는 땜질식 처방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하마터면', '우려'와 같은 단어들을 쓰면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너무 걱정한다.", "오버한다" 라며 말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말로 걱정돼 말을 하는 사람들마저 입을 다물게 만든다. 이번 행정망 마비 사태 역시 누군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

[오늘은 생각중] 아쉬운 11월 9일, 아쉬운 소방의 날

매년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다. 119를 본딴 건데 취재를 하다가 이상한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있는 지역에서는 소방의 날 행사가 없는 것이다. 18개 본부 200여 개의 일선서에서 소방의 날 행사를 하는 것 같은데, 심지어 소방마저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다. 민간에서도 소방의 날을 활용한 홍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파리바게트는 소방차 케이크를 출시했다는데, 소방차 케이크를 무료로 줄 것도 아닌데, 그냥 제품 홍보라는 생각이 든다. 요기요는 K급 소화기를 기증하는 행사를 했다고 하는데, 그냥 소방의 날을 걸쳤을 뿐인 사회공헌활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업계에 있다보니 '의도'없는 행동은 없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국군의 날을 제외한 경찰의 날에도 그렇게 비중있는 행사는 없었다. 하지만 소방은 국민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공무원이기에 이런 무관심이 아쉽기만 하다.(물론 일선본부의 소방본부 공보담당자의 대응은 아쉬움이 지나치다못해 답답할 때도 있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해외순방에 역대 최다 편성을 했다고 한다. 지금껏 외국을 다니면서 이렇다할 성과가 있던 것도 아니기에, 단순히 외국을 둘러보러 다니는 것으로만 보인다. 차라리 그 돈의 일부를 국민 안전에 썼다면 해외순방보다 값진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