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 높다고 신용등급을 따로 관리한 것도 아니다. 이재용처럼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현대차 직원들처럼 매달 5백만 원 넘는 월급을 받지도 않는다. 부모님께 명품 가방 사드리기엔 내가 가진 빚부터 해결하는 게 효도라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어 소비를 줄이고, 가급적 대출부터 갚고 있다. 그저 카드값이 나오면 제때 상환하고, 이자도 늦지 않으려고 매번 확인하는 것이 높은 신용점수를 가질 수 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저신용자가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보증을 잘못서서, 또 다른 사람은 사업이 망해서, 어떤 이는 집에 우환이 생겨서 저신용자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저신용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의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월급쟁이처럼 9 to 6를 지켜가면서 "열심히 하지만 세상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은 노력 없이 무언가를 쟁취하려고 하는 도둑놈 심보나 다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신용자가 내는 금리를 0.1% 올려 저신용자를 도와주자는 말을 했다. 저신용자의 딱한 사정은 알겠지만, 저신용자의 불성실에 대한 책임을 왜 고신용자가 부담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신용자는 성실하게 빚을 갚았을 뿐인데, 그 대가가 손에 쥔 것을 더 뺏으려는 것이라면 누가 빚을 성실하게 갚을까. 차라리 돈을 물쓰듯 펑펑쓰고, 빚을 갚지 않고 저신용자가 돼 정부의 벼락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누가봐도 합리적이지 않나.
신용이 높다고 부자가 아니고, 신용이 낮다고 가난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월급 200을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빚상환을 하고, 누군가는 월 1000을 벌면서도 남의 돈이라고 갚지 않아 저신용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저신용자를 돕기 위해 고신용자가 가진 것을 뺏자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 주권 정부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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