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중] 유전무죄 무전유죄
23명이 숨진 아리셀 대표가 1심 재판에서 15년 형을 선고 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역대 최고형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 혐의가 인정된 경우는 49건. 그중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5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평균 형량이 1년 초반 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형량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삼성이나 롯데 같은 대기업에서 이런 사고가 났더라도 똑같은 형량이 나왔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동안 재벌들은 위법을 저지르더라도 형량이 국민 정서에 못미친 점을 생각한다면 역대 최고형이 선고된 건 아리셀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한 SPC만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아직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았다.
어릴 때 우리는 생명의 무게는 누구나 똑같다고 배운다. 사회적 책임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죄의 무게는 책임감과는 무관하게 똑같은 잣대로 저울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죄의 무게를 가장 공정하게 재야 할 재판부는 돈까지 저울에 올려 죄의 무게를 다르게 잰다.
영등포교도소를 탈출한 지강헌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친 지 38년이 됐다. 사회에 경종을 울린 범죄자의 이야기는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돈이 없으면 유죄, 돈이 있으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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