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중] 프로불편러

논란이 된 이니스프리 영상


이니스프리가 신제품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가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과하고 문제의 장면을 삭제했다. 해당 영상은 인플루언서의 얼굴에 우유로 추정되는 흰 액체를 붓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광고업체는 우유처럼 부드러운 보습력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니스프리가 화장품 회사이고, 피부와 관련된 제품을 판다는 것을 안다면 광고 업체의 메시지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길래, 해당 영상이 성적 이미지를 연상한다고 하는 것일까?

한때 기자는 프로불편러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 문제점에서 비롯될 상황을 과거의 사례에서 찾아 보도하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도하면, 정부 관계자가 기사를 보고 개선안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도록 구성력을 갖춰 기사를 써야 한다. 모든 사람을 설득시킬 순 없겠지만, "저 정도까진 아니지"라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수도 있지"라며 일정 부분 공감할 수는 있어야 한다.

심리학적 용어에 프라이밍 효과라는 말이 있다. 특정 자극에 노출되면 이후 관련된 자극을 쉽게 떠올리거나, 인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얼굴에 우유를 붓는 영상이 성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라는 것은 쉽게 공감이 되진 않는다. 음란마귀라도 씌인게 아니라면 "저 영상이 성적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건 누군가가 얼굴에 맞아본 하얀색 액체를, 나는 맞아보지 않아서이기 때문일까? 지금은 그저 트집을 잡고 싶었던 누군가의 말에 일부가 휘둘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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