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중] '기내 만취 루머' 소유, 항공사 사과받더니 더 깡말라졌다…"밥 더 먹어야겠네"

네이버 포털을 보던 중 나온 인터넷 기사의 제목이다. SNS 사진을 복사해, 붙여넣고, 고혹적, 건강미 등의 자극적인 언어를 붙인 뒤, SNS 댓글 몇 개를 인용해 송고 하면 끝. 잔뜩 그래 뭐 소유 일상이 궁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내 만취 루머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저 기사를 보고 알았다. 그런데 뭐... 이걸 기사로 접할 정도인가? 싶은 생각은 든다. 한 10년 전에 인터넷 언론사에 근무 했을 당시에도 이런 비슷한 기사를 쓰라고 요구받은 적이 있다. 뉴스 가치에 대해 5대 가치니, 10대 가치니 말은 많지만 그래도 시의성, 근접성, 저명성, 영향성, 흥미성 등이 충족돼야 기사에 가치가 있다는 것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소유는 유명하니까 저명성은 있다고 치자. 그렇지만 시의성도 없고, 근접성은 잘 모르겠고, 영향성과 흥미성..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치더라도 SNS에 올린 사진을 기사로 쓸 정도로 뉴스 가치가 있을까.... 10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기사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면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 연예기사의 댓글을 막은 것? 그것은 시스템이 변한 것이지, 인터넷 연예 매체의 취재 방식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수용자 조사를 보면 2023년 국민 10명 중 2명 좀 넘는 사람들이 봤던 뉴스를, 지난해에는 2명도 안보기 시작했다. 뉴스에 대한 피로감이 주된 이유였다. 시도때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치기사, 연예인이 1인 미디어에 올린 소식을 다룬 연예기사, 다른 매체가 쓴 기사를 오타까지 고치지 않고 그대로 복붙한 Ctrl +C, V 기사 등등등 고쳐야 할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고칠 생각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인터넷 매체는 해마다 늘어 2만 개가 넘었다. 자정이나 개선 노력은 보여주기식일 뿐이다. "언제 개선되냐"라고 물어봤자 "헌법에 보장된 언론, 출판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는데 어떻게 하느냐", "대형 언론사만 이득을 본다"라며 사실상 방치한다. 그렇게...

[오늘은 생각중] '죽음의 질주'는 '낮은 임금' 때문이 아니었다

2년 전, 배달라이더들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적이 있다. 프로그램 부제는 '죽음의 질주'. 배달라이더들이 신호위반을 하면서까지 빠르게 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조명한 것이었다. 인터뷰를 한 배달라이더는 주문 한 건을 끝내더라도 손에 쥐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이렇게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재택근무와 자가격리자가 늘면서 배달 수요는 급증했고,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자연히 배달료에서 라이더들이 가져가는 비율도 늘어났다. 한 배달대행업체는 라이더 구인을 위해 수천만 원 상당의 캠핑카나 금괴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사정이 나아졌는데도 라이더들의 위반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위반 사례는 2018년 6천41건이었으나, 지난해 10월에는 2만7천283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사망자도 2018년에는 11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까지 집계된 숫자는 21명에 달한다.

라이더들은 이번엔 '배달대행업체의 인공지능이 빠른 배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라이더 숫자는 적은데, 배달은 많다는 것이다. 또 배달대행업체의 인공지능이 배달시간을 짧게 잡아놓기 때문에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배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지상파 방송에서는 실험카메라를 통해 증명하기도 했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하지만 "인공지능이 정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 범법을 저지를 수 밖에 없다"는 범법을 저지른 것에 대한 핑계가 될 수 없다. 배달대행 업체들의 알고리즘을 공개한다면 더 명확하겠지만,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은 '학습'이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시간이 아니라, 교통량과 과거 이동속도 등을 분석해 배달시간을 산출하는 것이다.

라이더들이 그동안 교통법규를 위반하며 짧은 시간 내에 배달을 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그 시간으로 배달소요시간을 잡는다. 반대로 라이더들이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배달을 했다면,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지금보다 더 늘어났을 것이다. 결국 준법운전을 할 경우, 배달시간이 적게 주어진 것은 범법운전을 한 라이더들이 자초한 것이다.

배달료가 인상됐지만, 라이더들의 범법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배달소요시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려 했다면, 말로만 '짧다'고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짧다는 것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배달료 명분이 사라지니 이제 라이더들은 '고객이 불편할 수 있다'는 핑계로 범법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다. 2년 전, 이들은 '낮은 배달료' 때문에 죽음의 질주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그게 아니다. 그들은 원래 범법운전을 하는 라이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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